제자와 설악 서북능 3박4일 (2009.08.13-16)
당초 이랬던 계획이
십이선녀계곡(1박) - 안산 - 대승령 - 귀떼기청봉 - 한계삼거리 직전 - 곡백운(1박) - 수렴동 계곡 - 쌍폭 - 봉정암 - 소청 - 중청(1박) - 소청 - 휘운각 - 공룡능선 - 마등령 - 비선대 - 소공원
요렇게 되어버렸다.
십이선녀계곡(1박) - 안산 - 대승령 - 1408봉 직후(1박) - 귀떼기청봉 - 한계삼거리 - 끝청 - 중청 - 소청 - 휘운각(1박) - 양폭 - 비선대 - 소공원
그 첫날
1박2일로 설악 화채능선을 다녀 온지 채 열흘도 되지 않아
3박4일 설악 서북능-공룡 산행을 떠난다.
만제의 강요로...
“교수님께서 어디가자 하시면 저희들은 무조건 가야하고,
저희가 가자고 하면 교수님은 안 가셔도 되는 겁니까?”하고 엉기는 데야 별수 없지 않는가?
실은 오래 전부터 설악 12선녀 계곡으로 해서 서북능, 공룡을 2박3일로 해 보고 싶다고
산우들에게 이야기해 왔었는데, 아마 만제도 그 이야기를 들었던 것 같다. 기특한 녀석...
만제가 휴가 기간을 충분히 잡아놓은 터라 주말을 피할 수도 있었는데,
태풍 모라꽃 영향으로 인한 폭우로
비가 그친 목요일 아침 홍천행 첫차를 타면서 여행을 시작한다.
만제의 산행계획은 십이선녀계곡 끄트머리에서 1박, 서북능 타고 중청에서 1박하고,
공룡능 - 마등령 - 비선대 - 소공원으로 내려와 바닷가에서 1박하고 돌아오는 거였다.
버스시간에 맞추어 내려오지 못할 지도 모르겠고 해서
아예 바닷가에서 하루 쉬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홍천행 버스안에서 수정한다. 동립과 함께하기 위해서이다.
같은 회사에서 근무하는 둘은 간부들이기 때문에 휴가기간을 같이 잡을 수 없어서,
만제가 먼저 이번 주에 휴가를 가고 동립은 다음 주에 가기로 했는데,
동립은 여자 친구를 데리고 휘운각이나 중청에서 합류하여 공룡을 타고 싶었으나
날짜가 맞지 않아 지리산을 가기로 했단다.
가만 생각해보니, 동립이 차를 가지고 온다면, 버스시간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우리가 산에서 하루 더 잔다면 동립과 같이 공룡을 탈 수 있겠다 싶어서 계획을 수정한다.
첫날은 원래 계획대로 십이선녀계곡 끄트머리에서 1박하고,
둘째 날 중청 대신 한계3거리에서 곡백운으로 내려가다 1박하고,
셋째 날 수렴동 계곡을 타고 봉정암으로 해서 중청에 올라 동립과 합류하여 일박하고
마지막날 공룡을 타고 비선대로 하산하여 그날로 대전으로 돌아온다면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을 것 같다.
2년전 만제와 귀연의 청계고문, 청산대장과 곡백운의 단풍 산행을 했었는데,
그때 곡백운이 너무 좋아, 언제 한번 곡백운에서 비박하자고 했었는데.. 잘 되었다.
게다가 만제는 처음, 나는 24년 만에 수렴동 계곡을 타고 소청으로 오르는 것이 된다.
만제가 동립에게 전화하여 토요일 저녁 중청에 모이기로 한다.
그런데.. 그렇게 수정된 산행계획은 계획으로만 남게 되고 만다.
이튿날부터 만제가 퍼지는 바람에.. 아~흐~!!!
홍천에 도착하니 11시 30분이다.
남교리행 11시 25발 버스를 놓치고 12시 15분차로 남교리에 도착하니 14:00가 다 되었다.
버스 정거장에서 십이선녀계곡 입구까지 거리가 꽤 된다.
매점에 들러 생수를 사고 다리를 건너 14:20에 산행 시작이다.
그제, 어제 내린 비로 계곡의 수량이 엄청나다. 물소리에 귀가 멍할 정도다.
▽ 응봉폭포(?)를 지나서
▽ 계곡물이 미끄럼 타며 콸콸 내려가는 넓은 암반지대를 만나 15분 쉬었다 간다.
▽ 쉬었다 출발한지 30여분 만에 복숭아탕에 도착한다.
▽ 물이 불긴 많이 불었다.
▽ 만제의 엄살(?)
오늘 목적지인 설악11-10 표시목에 도착한다. 산행을 시작한지 4시간이 채 되지 않는다.
표시목에 도착하기 직전에 보아두었던 비박장소로 되돌아 내려와야 짐을 풀고,
땀이 식을 때까지 쉬었다가 몸을 씻으려 하니 물이 차가워 엄두가 나지 않는다.
수건에 물을 적시어 몸을 닦고 만다.
버너 두 개로 하나에는 밥을 하고
하나에는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사온 한우 1+등급 안심을 굽는다.
으~흐.. 역시 언제나 여전히 맛있군
거기에 68도 짜리 최고급 오량액까지.. 죽여준다..
그런데 밥이 이상하다.
밥이 탈 정도로 다 되었는 데도 양이 그대로인 것이다.
잡곡으로만 밥을 지은 것이다.
물부어 짓기만 하면 된다고 하여 백미가 들어 있는 줄 알았단다.
내일 아침까지 먹으려고 많이 했는데 한끼 겨우 먹을 정도 밖에 안된다.
잡곡밥으로 스승의 건강을 챙기드리려 했단다.
녹두, 콩 이런 것들이 서걱 서걱 씹히지만 나는 맛있다.
내일은 늘늘 거리면서 설악능선을 거닐며 설악의 풍광에 흠뻑 빠져봐야지~ 음~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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