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hn Muir Trail

JMT 혼자걷기 2일(Cloud Rest 갈림길 - Cathedral Lake)

언제나 KHAN 2016. 8. 23. 10:37

7.17(일)   오늘 걸은 거리: 18.9Km  누적 거리: 37.7Km

6시 넘어 일어난다. 어제 너무 피곤해 저녁 먹자마자 뻗었는데..

티타늄 코펠로 밥을 한다.

영남 알프스에서 만난 취봉님이 가르쳐 준, 페인트 뚜껑을 이용한 열분산 방법인데

아이들이랑 야영하는 동안 연습 해보았었는 데 성공적이었다.

다만 2500m가 넘는 곳이라 물의 양을 더 잡아야 했다.

이번에도 잘 되었다. 먹고 남은 밥으로 점심용 주먹밥을 만든다.

나의 굼뜬 움직임은 여전한가 보다. 8시 반이 넘어 오늘의 걷기를 시작한다.


트레일에 들어서는데 저 쪽에서 세사람이 멈추어 서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당연히 그 쪽 길인 줄 알고 그들을 지나쳐 앞으로 나간다.

근데, 조금 가다 보니 이상하다. 길이 가다 끊겼다.

길을 찾아 올라가보니, 불도 피울 수 있는 근사한 야영터가 나온다.

Cloud Rest로 가는 길이 나온다.

다시 돌아와 보니 그 세사람도 헤매고 있다. 

한 동안 그들과 같이 헤맨다.

나중에 알아차렸지만, 애초 그들이 서있던 길이 트레일이 아니라 야영터로 가는 길이었다.

그 세사람과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가다 자연스레 통성명을 하게된다.

Jim, David, Andrew 란다. 나는 Han이라고 소개한다.

어디까지 갈거냐고 묻길래 JMT한다고 하니까,

자기들은 Donahue Pass permit을 못 구해 Toulumne까지 간다고 한다.

나는 그 말이 Toulumne에서 걷기를 끝내는 걸로 들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일주일 후, Silver Pass 넘기 전  조그마한 호수가에서 낚시하고 있는 Jim과 Andrew를 보게된다.

Toulumne에서 Jim의 집이 있는 Mammoth Lake까지 어떻게 갔는 지는 모르겠지만, 

Mammoth Lake에서 좀 쉬었다가 지름길 택해 JMT에 다시 올라선 거였다.


여기서 잠깐 요세미티 wilderness permit에 대해 알아보고 지나가자.

미국에서는 야생지역에서 하루 밤 이상을 지낼려며는 wilderness permit을 받아야한다.

요세미티에서는 50개의 산길 들머리가 있는데,

각 들머리마다 10-40개의 widerness permit이 배정되어 있다.

이 중에 60%는 예약 가능하고, 40%는 그날 Wilderness Center에서 오는 순서대로 발급해 준다.

예약은 걷기 시작하는 날 24주 전부터 Fax로만 가능하다.

하루에 1000명 가까이 permit을 받을 수있고, 평균 3박 한다고 가정하면 하루에

3000명 정도가 야생지역에서 야영하며 자연를 즐길 수 있다.

이렇게 wilderness permit 발급 숫자를 제한하는 이유는,

호젓하게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확실하게 제공하기 위해서 Wilderness Act로 정해 놓았단다. 

JMT는 요세미티  Happy Isles에서 Whitney Portal까지 350Km의 트레일이다.

JMT를 하기 위해서는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경계인 Donahue Pass 넘어야 한다.

2년 전까지 만해도 wilderness permit만 받으면 들머리에 상관 없이,

Donahue Pass를 넘을 수 있었는데,

작년부터 들머리도 5군데로 제한하고, 하루에 45명으로 그 숫자를 제한해 버렸다.

그 이유는, 요 근년에 들어 요세미티에서 JMT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급증하여,

순수하게 요세미티의 자연을 즐기러 온 사람들이 wilderness permit을 얻기가 힘들어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제한된 5군데 들머리는 요세미티에서 가장 경쟁이 심한 들머리들이어서,

JMTer들에게 배정된 45명을 채우기 전에 마감이 될 것이 뻔하다.

그래서 요세미티에서 JMT를 하기 위한 permit을 얻기가 하늘에 별따기 만큼이나 어려워졌다.


자연보호를 위한 규정에 대해서도 알아보자.

야생지역에서의 야영은 들머리마다 조금 다를 수 있지만 대개, 들머리에서 4마일 이상 걸은 후에,

트레일과 물에서 30미터 이상 떨어진, 풀이 없는 곳에서 야영을 해야 한다.

또 볼 일을 볼 때에는, 20cm 이상 땅을 파서 묻어야 하고, 밑닦은 휴지는 다시 가지고 나와야 한다.

그리고 어제 올라갔다온 Half Dome과 같이 사람들이 너무 많이 찾는 곳은 당일 걷기라도

오를 수 있는 사람 숫자를 제한해서 따로 permit을 받아야 한다. (당일걷기 225명, 야영 75명)


Sunrise까지 숲길이다. 그렇다고 그늘로 덮힐 정도의 숲길은 아니다.

▽ Tenaya Lake로 갈 수 있는 갈림길에서


약 10Km를 가면서 700m가량 고도를 올린다.

가을 같이 구름 한 점 없이 새 파란 하늘과 뜨거운 햇볕에 체온이 급상승한다.

천천히 한 발짝 한 발짝 오른다.

간간이 훤히 트인 곳에서 요세미티의 웅장한 경관에 감탄한다.



▽갈림길에서 한시간 정도 물이 없는 길을 걷다가 물을 만나 점심식사를 한다.

   아들과 같이 온 40대가 샘터를 고르고 있다.


Jim 일행은 뒤로 쳐저 보이지 않는다.


샘터에서 만난 아빠와 아들도 뒤쳐져 안보인다.

그들 모두 걸음걸이는 나 보다 훨씬 빨랐지만, 자주 쉬는 탓에 나보다 많이 늦다.


▽ Sunrise에서 펼쳐지는 초원와 주변의 봉우리들.. 멋있다.



▽ Merced Lake 갈림길: 2년전 반대편에서 오다가 Merced Lake로 내려간 곳이다. 


▽ 또 다시 펼쳐지는 풀밭, 그리고 뾰족 봉오리..




Cathedral Pass에서 보는 경관들 끝내 준다.





드디어 Cathedral Lakes 중 Upper Lake이 보인다. 재작년 야영했던 곳이다.


▽ Upper Lake 옆 초원지대 출입을 삼가해 달라는 안내판이다.

    원래 초원지대를 통과하도록 길이 나있었는데, 복원 중이므로 새로 낸 길로 다닐 걸 당부하고 있다.


Upper Lake에서 800m 더 내려가야 Lower Lake로 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갈림길에서 호수로 내려가는데 큰 돌들이 널려 있는 급경사다.

맞은 편에서 사람들이 빈 몸으로 온다.

웅??...!!! 후회한다. upper lake에서 야영하고 낼 내려가면서 빈 몸으로 구경만하고 올걸..

다행히 5분 정도 내려가니 평지다.

▽ 400불 주고 산 Big Agnes를 포기하고 택한 중국산 텐트를 가져가 500g 이상 무게를 줄였다.

   안쪽 모기장 텐트 대신 그라운드 시트를 따로 제작하였더니 stake까지 포함해서 700g도 안나간다.






밥을 하려고 물을 뜨는데 물이 따뜻하다.

바위가 햇볕에 데워서 물까지 데운 모양이다.

▽ 보름달이 무지 밝다. 액션 캠으로 찍었는 데, 밝은 낮에 찍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