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7월 13일, 오늘도 구름 한 점 없다.
일찍 일어나니 쌀쌀하다. 불을 피운다.
7시가 너머 옆 텐트 친구들이 움직인다.
불가에 모여 아침 식사하며 잡담을 나눈다.
나만 빼고 모두 휘트니 산을 들렀다 간단다.
그럼 4일 후에는 나를 따라 잡겠구나 하니 모두 웃으며 그럴 거란다.
실제로 이 친구들은 나 보다 하루 늦게 출발해서 하루 만에 이 야영장에 온 것이니까..
10시가 다 되어 출발이다. 통나무다리는 저 위 상류 쪽에 있다.
물을 미리 정수해 2리터 넘게 가져 가져가는 알렌, 닉, 그리고 케니에게
정수기를 꽂아 쓰는 접히는 물주머니를 보여 주며 자랑했었는데,
다음 시냇물에서 물 뜨는 걸 깜박하는 바람에 6Km 이상을 물 30cc로 버틴다. ㅠㅠ
중간에 이름 없는 고갯길을 넘고 나서 멋진 경치를 즐기며 걷는다.
드디어 물이다. Whitny Creek을 만나 것이다.
닉과 캐니도 본다. 신발 신은 채 건너려고 하길래, 바닥이 모래 같으니 신발 벗고 건너라고 한다.
산천어(송어)들 이 많다. 닉이 플라이 낚시를 던진다.
나는 7월 15일 이후부터 열흘 간 할 수 있는 임시 면허를 샀기 때문에 참는다.
닊이 낚시 처음해 본단다. 역시 한 마리도 못 잡고 떠난다.
릴이 없는 우리나라 민장대 낚시 같은 걸로 플라이 낚시 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휘트니 산 갈림길에서 캐니, 닉과 헤어진다. 4일 후에나 보자고 하면서..
출발한지 얼마 안 되어서 부터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던 젊은 여자가 나를 앞지르며
"휘트니 산을 그냥 지나친 모양이구나. 오늘 어디까지 갈 거냐?"고 묻는다.
"글쎄, 다음 갈림길 근처에서.."
어제 밤새 쉰 덕에 가라 앉았던 물집이 다시 생기려나 보다.
오늘은 10마일을 못 채운다.
다음에 만난 시냇물가에 텐트 딱 한 채만 칠 수 있는 야영터가 맘에 들기도 해서이다.
호젓함을 맘 껏 즐긴다. 청국장도 끓여 먹고..
2019년 7월 14일, 멀리 구름 몇 점만 있는 맑은 날이다.
6시 전에 일어난다. 굼뜸으로 9시 다 되어 출발이다.
오늘은 물을 3번이나 적시며 건넌다.
첫 번째는 물살도 세고, 바닥도 험해서 양말은 벗고 신발 신은 채 건넌다.
신발, 바지 물 털어 내느라 40분 이상 쉰다.
언덕을 오르며 안경을 벗어 얼굴에 덮어 쓰는 모기망에 얹혀 놓았는데,
언덕 다 올라가 안경을 찾으니 없다. 다시 내려가며 찾는다.
마침 올라오는 남녀 한 쌍에게 "혹시 안경 떨어져 있는 거 보았냐?"고 물으니,
"그래, 길 가운데 떨어져 있길 래, 옆 바위에 올려 놓았어." 한다.
JMT 정말 멋있다.
마모트(Marmot)가 많다. 그 것도 살이 통실통실하게 찐 놈들이..
귀여운 마모트 동영상을 찍느라. 시간을 보낸다
저기 멀리 Forrester Pass가 보이는 것 같은 데 까지 왔다. Forrester Pass 3마일 못 미친 곳에서 야영한다. 눈에 덮힌 산길 옆에 텐트를 친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혼자서 저녁놀을 즐긴다. 잠시 후 남녀 뚜 쌍이 저 아래 쪽에 야영 준비를 한다. 눈 녹아 흐르는 물을 받아 저녁을 해 먹는다. (물 끓여 냉동 건조 식품 불려 먹는 거 지만..) 행복하다. 저녁놀이며 주변 경관이 나를 행복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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