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길 따라

[스크랩] 칸의 백두대간 2구간(매요리-육십령)

언제나 KHAN 2012. 2. 3. 23:48

칸의 백두대간 2구간(매요리-육십령) : 첫째 날

언제: 2006.11.04 

누구누구: 김만제, 서동립, 한규광

산행시각(07:20 매요리 - 17:35 중재):

매요리/07:20 - 08:05/사치재/08:20 - 09:00/697봉/09:25 - 11:10/복성이뒷재 - 복성이재/12:25 - 14:10/봉화산/14:30 - 17:35/중재


04:00까지 나를 태우러 오겠다던 만제가 좀 늦었다.

육십령에 주차하고 예약해둔 택시로 07:00이 다되어 

매요리에 도착하여 짐을 다시 분배하고 배낭챙겨 출발하니 07:20이다.



 

아침공기의 산뜻함을 만끽하며 거의 평탄한 길을 걸어

사치재에 다다르니 08:00 막 지나고 있다.

고장난 GPS일체형 PDA, Mio와 씨름하느라

사치재에서 한참을 보내다 포기하고 복성이재로 향한다.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Mio가 마음에 걸려,

봉우리에 올라서자 아예 자리 잡고 휴식을 취하며, 손을 본다.

어...라.. 이제 제대로 작동하네..

복성이재로 가는 도중에 위치확인하려 하니 Mio가 또 작동하지 않는다.

(Mio의 불안정한 상태는 산행 후에도 계속되어,

두 달이 지난 후에야, 회로에 접촉이상이 있음을 알고 AS 받았다.)

복성이재까지 힘들지는 않지만 좀 지루하다.




 




 


 

복성이 뒷재에서 점심으로 칼국수를 끓여 먹고 느긋하게 산행을 계속한다.

지레 겁먹지 말고 한발 한발 가다보면 언젠가는 가겠지...

봉화산까지의 오르막을 오른다. 2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봉화산 정상의 억새밭이 멋있다.

군데군데 쓰러져 있는 것이 비박한 흔적인 것 같다.

비박하기 참 좋을 것 같다. 바람도 막아주고 푹씬하고.



 

잠이 모자라서인지 시간이 갈수록 발걸음이 무거워진다.

걷다 보면 도착하겠지.. 한발, 한발..

광대치를 지나서 월경산을 비껴간다.


백운산장 민박안내 글이 보인다.

전화하여 차로 중재까지 와 달라고 하니, 중기마을까지 내려오란다.

그럼 중기 마을에서 묶겠다고 하니,

차가 올라 갈수 있는데 까지 올라오겠단다.

허 참, 이 양반.. 선답자들의 산행기와는 다른 말을 하네..

날이 어두어지려는 데도 중재는 나타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아직도 멀었나 하는데.. 아래에서 고함소리가 들린다.

다 왔다! 우리를 태우러 온 백운산장 주인인 것이다.

백운산장에서 맥주를 맛있게 마신다.


 


 

 

백두대간 2구간(매요리-육십령) : 둘째 날

언제: 2006.11.05 

누구누구: 김만제, 서동립, 한규광

산행시각(06:53 중재 - 17:27 중재):

중재/06:55 - 07:35/중고개재 - 09:02/백운봉/09:10 - 10:35/선바위고개(탈출) - 10:58/무령고개/12:25 - (재진입)12:47/선바위고개 - 13:00/영취산 - 15:25/북바위 - 16:20/깃대봉 - 17:27/육십령


백운산장에서 아침식사 후  산장 봉고로 중재까지 이동,

07:00가 다되어 출발이다.


 


 

얼마가지 않아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여

중고개에 이르러 방수 자켓과 우의를 입는다.  


 

백운산에 다와 가면서 빗줄기는 점점 굵어지고 바람까지 심하게 불어댄다.




 

영취산까지의 산행은 너무 힘들었고 무서웠다.

끝이 없을 것 같은 산죽 밭, 게다가 잎들이 푹 젖어 있으니..

결국 바지가 다 젖어 종아리를 타고 흐른 물이 발을 적신다.

영취산 가까이 와서는 비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설상가상으로 바로 머리 위에서 번개와 천둥이 쳐 대기 시작한다.

죽을 맛이다.

여름에 백두산에서 벼락 맞아 죽은 사람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생각나,

제자들에게 스틱 끝이 땅에 닿게 하고 가도록 한다.

영취산에 거의 다 와서 비바람이 폭풍우 수준으로 변하였다.

목숨을 부지하려면, 탈출해야만 될 것 같아,

선바위고개에서 무령고개로 탈출한다.


 


 

무령고개에 다다르니 빗줄기가 잦아든다.

간이식당에서 파전과 막걸리를 시켜 먹으며,

점심식사가 끝날 때까지 날이 완전히 개이지 않으면,

산행을 여기서 마치기로 한다.

어라, 해가 나오네...

동립이가 여기서 그만 두었으면 하고 있다는 걸

모른 척 하고, “옷 갈아입고 다시 가자!” ㅋ ㅋ ㅋ ...


 


 

무령고개에서 영취산으로 곧장 올라가는 길을 택하려 하니,

만제는 제대로 마루금을 밟고 가기 원한다. OK!


 


 

드디어 영취산에 오른다.


 


 

조망이 좋은 곳에서 잠시 쉰다.

늦가을이지만 아직 단풍이 아름답다.


 


 

지나온 산들을 잇는 마루금을 뒤 돌아본다.

스스로에게 장하다고 칭찬할 만하다.



 

앞으로 가야 할 마루금.. 이젠 대수롭지 않게 여겨진다.

단풍 옷을 입은 능선과 골짜기들이 포근해 보이기만 하다.


 


 

오동제가 바로 아래 보이는 북바위를 지난다.


 


 

그리고 민령, 육십령터널 위를 지나 깃대봉에 오른다.

무령고개에서 우리보다 한 시간 먼저 당일산행을 시작한

중년 남녀 팀이 우리를 반기며 과자를 나누어 준다.

신세지는 김에 사진 한 컷 촬영도 부탁한다.

셋이 함께 찍은 것은 이번 구간 출발 이후 처음이다.


 


 

깃대봉에서 15분 정도 내려가니 그 유명한 깃대봉 샘터다.

물맛이 좋다. 산행 종점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물통의 물을 교체한다.


 


 

마침내 육십령이다.


 


 

휴게소 주차장에 세워둔 차로 돌아오면서 제자들은 내게 들리게 속닥거린다.

“오늘 무령고개에서 그만두었으면 무지 후회했을 거”라고.

속으로 웃음을 참는다.

“그럼, 녀석들아! 스승 말 들어 손해나는 일 없다.”

출처 : [대전]귀연산우회
글쓴이 : khan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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