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길 따라

[스크랩] 칸의 백두대간 1구간(대원사-매요리) : 넷째 날

언제나 KHAN 2012. 2. 3. 23:42
 칸의 백두대간 1구간(대원사-매요리) : 넷째 날


언제: 2006.10.03 

누구누구: 김만제, 서동립, 한규광


산행시각(08:10 고기삼거리 - 15:40 매요리):

선유산장/08:10 - 08:35/노치샘/08:45 - 09:30/수정봉/09:35 - 11:20/여원재/12:20 - 13:55/고남산/14:10 - 15:40/매요리


오늘은 맨몸 산행이다.

선유산장에서 싸주는 도시락과 물통을 배낭 하나에 다 넣고

제자 둘이 번갈아 가며 메고 가기로 했다.

아침은 늘 했던 대로 북어국에 끊인 누룽지다.

짐이 가벼우니 여유를 부려 08:10에 출발한다.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걷는 대간 길은 여기뿐이라고 한다.

노치샘에 도착하여 구판장에서 1.5리터짜리

이온 음료를 구입하려는데 한참 걸린다.

주인이 없어, 주인 부르고 기다리느라 한참,

물건을 찾느라 한참, 물건이 없어 창고에 가서 한참...

그리고 캔 밖에 없어 포기한다.

바쁠 것 없이 사는 사람들... 나도 그러고 싶다.


08:43 노치샘에서

  

먼저 짐을 진 동립이는 처음부터 엄살이다.

너무 빠르다고.. 쉬면서 가자고..

그러더니, 노치샘에서 30분 쯤 와서 앞장선 나를 부르며,

“교수님, 이거 고인돌 맞지요?!”한다.

동립이가 가리키는 바위를 보니 정말 고인돌처럼 생겼다.

거기서 물마시고, 사진 찍으며 쉰다.

“고인돌 많이 찾아야지~”하며  동립이 콧노래 부른다.

ㅎㅎ 녀석은 학교 다닐 때나 지금이나 여전하다.


09:14 뒤에 고인돌 모양의 바위가 보인다.

 

결국, 녀석은 수정봉에서 만제에게 짐을 넘기는데 성공한다. ㅎㅎㅎㅎ

마음이 따뜻한 만제는 매요리까지 짐을 동립에게 넘기지 못한다.

- 실은, 동립이가 학번은 같지만 두 살 위인데다,

직장에서도 같은 과장이지만 선임과장이라,

현실을 잘 파악하여 알아서 기는 거라고 한다. ㅋㅋㅋ


09:35 수정봉에서 엄살부리는 동립이 ㅎㅎ

 

여원재에 도착하니 11:20이다.

식수보충 문제도 있고 해서 이른 점심을 먹기로 한다.

선유산장 아주머니가 싸준 밥주머니를 여니, 김치와 밥이다.

김치를 엄청 싸주었다. 김치 값만도 밥값 3000원 어치는 넘겠다.

역시 전라도 음식이 최고라는 말을 연발해가며 점심을 맛나게 먹었다.


11:19 여원재에 도착하여..

 

고남산을 오르는 길이 만만치 않은데,

엄살 부리던 동립이는 숨소리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쉽게 오른다.

고남산 정상에 오르니,

노고단에서 바래봉으로 이어지는 태극종주서부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산객 한사람이 쉬고 있다가 떠난다.

등산장비와 차림으로 보아, 그 역시 대간을 하고 있는 것 같다.


13:59 고남산에서..

 

물이 거의 바닥나서, 한국통신 중계소에서 물을 얻을까 하다.

굳게 닫혀 있는 철문을 보고 그만 두기로 한다.

조금 내려가다 보니, 앞서가던 대간꾼이 자리를 펴고 취사준비를 하고 있다.

근처에 물을 구할 곳이 있냐고 물으니, 모른다고 대답한다.

그가 풀어 놓은 것들을 보니 PT 물병이 서너 개는 되는 것 같다.

심란하다. 우리도 어젠가는 저렇게 지고 지나야 될 구간이 있을 텐데..


매요리까지는 좀 지루하지만 그렇게 힘든 곳은 없다.

매요리에 도착하여 마을회관 수돗가에서 실컷 물을 마신다.

등목도 하고..

그리고 표시기가 보이는 곳으로 가니 매점이 있다.

괜히 물을 마셨네...

진작 알았으면, 여기에서 찬 맥주를 목구멍으로 쏟아 붇는 건데..

오징어포에 맥주 각 일병 씩 하고

매점 할머니께서 불러 주신 택시로 선유산장으로 돌아와

동립이가 몰고 온 차를 회수하여 대전으로 향한다.


16;04 매요리에서 택시기사 아저씨가 한 방... 

 

참고: 선유산장 민박 20000원, 매요리-고기삼거리 택시 10000원

1박 2일로 다음구간을 할 거라는 우리의 말을 들은 택시기사는

중재에서 하루 자고 육십령까지 갈 수 있다며,

시간을 벌려면 매요리까지 차를 몰고 오지 말고

육십령에다 주차시키고 택시로 매요리로 가는 것이 낫다 한다.

자기에게 연락을 주면 한 밤중이라도 상관없으며 요금은 5만원이라고 한다.

출처 : [대전]귀연산우회
글쓴이 : khan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