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길 따라

[스크랩] 2박3일 지리산종주_2

언제나 KHAN 2012. 2. 4. 10:04

둘째 날(2010. 7. 24) 산행시각: 연하천(07:30) - (08:36)형제봉 - 벽소령(10:36) - 선비샘(11:53) - (12:36)천왕봉을 찾아보세요(13:05) - (14:37)세석(15:36) - (17:29)장터목

 

새벽 4시 경에 만제의 비 온다는 소리에 잠을 깬다.

안개비가 간간이 오고 있어 그냥 잠을 계속하려 해보지만 얼마 있지 못하고 일어나고 만다.

모르는 사람들과 촘촘히 붙어서 자 보기는 처음인 세영이도 잘 잔 모양이다.

인스턴트 스프와 빵으로 아침을 간단히 하고 출발이다. 

 

미사일 고목이 쓰러져 있다. 만제가 5월에 왔을 때만 해도 건재하였다는데..

 

풀어진 세영이의 신발 끈을 다시 묶어 준다.

(만제의 카메라 시각이 내 것보다 4분 정도 빠른 것 같다.)

 

세영이의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졌다.

등로의 바위들이 안개비에 젖어 미끄러질까봐 조심하느라 그렇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발과 다리의 통증을 호소하는 신음 소리가 잦아진다.

길가의 예쁜 야생화로 기분을 전환해보려 하지만 시큰둥할 뿐이다.

 

어제보다 맑은 날에 조망이 좋아, 지리의 풍광에 감탄할 만한 데에도 여전히 시큰둥이다. 

 

벽소령에서 라면으로 아점을 하고 쉬었다 떠난다.

 

 

 

덕평봉에서 쉬어 가자는 것을, 조금만 더 가 선비샘까지 가서 쉬었더니,

그 때문에 무릎이 더 아프게 되었다고 투정부린다.

 

지리산 제일봉 천왕봉을 찾아보세요라는 표시판이 있는 전망대에 도착해서는 한 동안 사진 찍는 것도 거부하더니, 나중에야 포즈를 취하여 준다. 역시 공주님 모시기가 어렵긴 어렵다.

 

 

 

 

세석에서 만제는 라면, 세영이와 나는 햇반으로 늦은 점심을 하고 떠난다.

세영이는 여기가 오늘의 종점이 아니 것이 못내 불만이다.

 

촛대봉까지 앞장서서 20분도 안 걸려 오르더니 말도 붙이지 못하게 한다. 

 

 

연하선경에 감탄하는 아빠에게 난 관심 없거든요!”하는 표정이다.

 

장터목에 도착하였으나 미리 와 있겠다 던 동립이 "장터목 1.5km" 지점을 지났단다. 

 

조금 있으니 비가 억수같이 쏟아진다.

동립이가 걱정된다. “녀석 꾀부리다가 언젠가는 이럴 줄 알았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그런데 한 시간 정도 지나 도착한 동립은 의외로 멀쩡하다.

.. 우산을 받쳐 들고 온 것이다.

동립이 가져온 한우 1등급 안심과 소주, 맥주로 포식한다.

 

 

여기서는 세영이도 밖에서 자야 할지 몰라 세영이 비박 장비를 준비해 왔는데,

미예약자들 호출에 빨리 줄선 덕분인지 운 좋게도 안에서 자게 되어 걱정을 덜었다.

비 때문에 취사장에서 잠자리를 마련하였는데, 비가 그쳤다.

동립은 취사장에서 자고,

만제와 나는 버려진 커다란 비닐튜브를 침낭 덮개 삼아 밖에서 잠을 청한다.

내일도 세영이가 버텨주면 좋겠는데..” 하며..

 

출처 : [대전]귀연산우회
글쓴이 : khan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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