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날(2010. 7. 24) 산행시각: 연하천(07:30) - (08:36)형제봉 - 벽소령(10:36) - 선비샘(11:53) - (12:36)천왕봉을 찾아보세요(13:05) - (14:37)세석(15:36) - (17:29)장터목
새벽 4시 경에 만제의 “비 온다”는 소리에 잠을 깬다.
안개비가 간간이 오고 있어 그냥 잠을 계속하려 해보지만 얼마 있지 못하고 일어나고 만다.
모르는 사람들과 촘촘히 붙어서 자 보기는 처음인 세영이도 잘 잔 모양이다.
인스턴트 스프와 빵으로 아침을 간단히 하고 출발이다.
▽ 미사일 고목이 쓰러져 있다. 만제가 5월에 왔을 때만 해도 건재하였다는데..
▽ 풀어진 세영이의 신발 끈을 다시 묶어 준다.
(만제의 카메라 시각이 내 것보다 4분 정도 빠른 것 같다.)
세영이의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졌다.
등로의 바위들이 안개비에 젖어 미끄러질까봐 조심하느라 그렇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발과 다리의 통증을 호소하는 신음 소리가 잦아진다.
길가의 예쁜 야생화로 기분을 전환해보려 하지만 시큰둥할 뿐이다.
▽ 어제보다 맑은 날에 조망이 좋아, 지리의 풍광에 감탄할 만한 데에도 여전히 시큰둥이다.
▽ 벽소령에서 라면으로 아점을 하고 쉬었다 떠난다.
▽ 덕평봉에서 쉬어 가자는 것을, 조금만 더 가 선비샘까지 가서 쉬었더니,
그 때문에 무릎이 더 아프게 되었다고 투정부린다.
▽ “지리산 제일봉 ‘천왕봉’을 찾아보세요”라는 표시판이 있는 전망대에 도착해서는 한 동안 사진 찍는 것도 거부하더니, 나중에야 포즈를 취하여 준다. 역시 공주님 모시기가 어렵긴 어렵다.
▽ 세석에서 만제는 라면, 세영이와 나는 햇반으로 늦은 점심을 하고 떠난다.
세영이는 여기가 오늘의 종점이 아니 것이 못내 불만이다.
촛대봉까지 앞장서서 20분도 안 걸려 오르더니 말도 붙이지 못하게 한다.
연하선경에 감탄하는 아빠에게 “난 관심 없거든요!”하는 표정이다.
장터목에 도착하였으나 미리 와 있겠다 던 동립이 "장터목 1.5km" 지점을 지났단다.
조금 있으니 비가 억수같이 쏟아진다.
동립이가 걱정된다. “녀석 꾀부리다가 언젠가는 이럴 줄 알았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그런데 한 시간 정도 지나 도착한 동립은 의외로 멀쩡하다.
ㅎ.. 우산을 받쳐 들고 온 것이다.
동립이 가져온 한우 1등급 안심과 소주, 맥주로 포식한다.
여기서는 세영이도 밖에서 자야 할지 몰라 세영이 비박 장비를 준비해 왔는데,
미예약자들 호출에 빨리 줄선 덕분인지 운 좋게도 안에서 자게 되어 걱정을 덜었다.
비 때문에 취사장에서 잠자리를 마련하였는데, 비가 그쳤다.
동립은 취사장에서 자고,
만제와 나는 버려진 커다란 비닐튜브를 침낭 덮개 삼아 밖에서 잠을 청한다.
“내일도 세영이가 버텨주면 좋겠는데..”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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