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4일 (토요일) 새벽 3시,
약속대로 제자들은 나를 픽업하여 완도로 향한다.
추자도 낚시여행을 즐기러..
“교수님! 그러시면 내기하시죠!”
추자도를 향하는 배안 라운지의 한 테이블에 둘러 안자 맥주를 마시며 동립이 하는 말이다.
2주 후에 있는 “귀연의 밤”에 참가신청하는 댓글을 어제 오전에 달았다는 동립과
그런 댓글을 못 보았다는 나의 주장이 맞서자, 동립이 한 제안이다.
“댓글 달린 것 확인했었냐? 나는 어제 저녁에도 카페에 들어가 신청 인원을 체크했었다.”
“확인요?..... 댓글 처넣고.. 이전 화면으로.. 하여튼 댓글 달았습니다.”
동립의 표현대로 나는 덥석 미끼를 물었다.
“뭘루 내기 할까?”,
“맛있는 거 사주기로요”,
“그래 전복 1키로 사기다.”
그렇지 않아도 추자도에서 녀석들에게 전복 맛을 뵈 주려 했었는데,
“돈 굳게 생겼다. ㅋ ㅋ ㅋ ”, 속으로 쾌재를 부른다.
조금 전까지 자신 없는 표정을 짓던 동립이 신나서 핸드폰 인터넷으로 카페에 접속한다.
“교수님, ‘2007 귀연의 밤에 초대합니다.’에 들어 왔습니당~ 하며 콧노래 부른다.
댓글 페이지를 넣기면서
“교수님이 댓글 몇 개까지 체크하셨다구요?”,
“25개”
“28개 올라 와 있는데요?”
“밤사이에 신청했겠지...”
동립과 같이 앉아 있던 만제가 내용을 확인한다.
“교수님...............”
“기차여행(동립)이 무본(만제)과 참석한다는 댓글이 달려 있는데요..”
“..... 죄송합니다... 제가 제대로 보필해 드리지 못해서...”
“엉?...!!!!”
이게 뭔 소리여? 내가 어제 저녁까지 분명히 체크했는데~?...
댓글 시간을 보니 오전 11시 전이다.
내가 벌써 치매란 말인가?
편지와 문서 꾸밀 일이 있어서 하루 종일 컴퓨터 작업을 하며 카페를 들락거렸는데...
아침에 한번 체크하고서는 계속 체크했다고 생각한 것 같다.
“이러구도 더 이상 살아 뭘해!”
바다로 뛰어 내리려는 나를 동립이 말린다.
“교수님 제발 고정하십시오!”
그러면서도 내기 없던 걸로 하겠다는 말을 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하릴없이 추자도 전복양식장에서 거금 9만원을 들여 1.6키로를 산다.
마음씨 좋은 양식장 주인 참소라 5-6마리를 덤으로 준다.
제자들은 전복회보다 구운것을 좋아 한다.
씹을 때 느끼는 부드러우면서도 질기지 않는 탄력감이 좋단다.
단단하지만 오래 씹을 수록 단맛이나는 회의 맛을 못 느끼는 모양이다.
그래서 다섯 마리의 회를 내가 거의 다 먹었다. ㅋ
만제는 구운 내장도 잘 못 먹는다. 그것도 내가.. ㅋㅋ
몸에 좋은 것이라고 한참 설득후에야 조금..
저 뒤 조그만 사자섬 뒤에 보이는 완만한 산이 한라산이란다.
설마 60키로나 떨어져 있는 한라산이 보일 거라고는 생각치 못했는데.. 보인다.
3배 줌으로 당겨 찍어본다. 화산들은 다 저렇게 완만한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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