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뜨니 침대 위다. 시계를 보니 02:30이다.
어제 밤 콘도로 돌아와 방을 찾아 다닌 기억은 나는데 모르겠다. 속은 엉망이다.
지갑 잃어버린 일이 생각난다. 다시 잠을 청하는데 걱정이 되어 잠이 오지 않는다.
일단 카드 분실신고를 해두고 보자하고 전화로 실행에 옮긴다.
그리고 누워 자다 깨다를 반복하는데, 05:00 모닝콜이 울린다.
아침식사하고와 샤워하고 배낭 짐을 챙긴다.
물통을 배낭 옆구리에 끼워 넣는 데 안들어 간다. 어~?!!!
거기에 오케이아웃도어 까만색 지갑이 자리를 차지 하고 있네, 이런~!!
금강산에서 카드로 결재할 작정으로 현금을 거의 가져 오지 않았는데..
이미 분실신고를 해 놓아서 쓸 수도 없고.. 에고.. 웃음만 나온다. ㅋㅋㅋ
버스에 타니 직원이 학교에서 주는 약간의 현금봉투를 건넸다. 그나마 다행이다.
그런데, 남측출입관리소를 통과하려면 신분증이 있어야 한단다.
난 산에 갈 때, 얇은 헝겁 지갑에 현금과 카드만 가지고 다니는데...
신분증이 없으면 보증인이 있어야 하며
제일 마지막(우리 팀 뿐 아니라 그날 온 모두가 통과한 후)에 통과해야 한단다.
같은과 선임 교수이신 조창호 교수님이 군말 없이 보증인이 되어 주신다.
아침 식사 때까지는 몰랐는데, 몸에 열이 나는 것 같다. 머리와 손이 뜨겁다.
몸살이다. 어제 술을 절제하지 못한 것을 후회해도 소용없는 일..
더 심해지기 전에 해열 진통제를 먹어 둔다.
온정각에서 만물상과 구룡연코스와 만물상코스로 나뉘어 진다.
만물상코스는 좀 짧은 대신 표고차가 많이 나고, 구룡연은 긴 대신 완만한 모양이다.
엉망인 몸상태를 고려해서 구룡연코스를 택하기로 한다.
속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의외라는 반응을 보인다.
09:40 경에 구령연코스 주차장에 도착하여 산행을 시작한다.
코스를 설명해 주는 북측 안내원이 예쁘다.
코스 초입에 있는 음식점인 목란관이다.
해열제 효과가 나타나는 것을 몸으로 느낀다.
이름 그대로 옥류동이다.
비봉폭포이다.
안내원에게 사진을 부탁한다.
바람과 함께 비가 조금씩 뿌린다. 오한이 온다. 약을 큰 배낭에 두고 온 것이 후회된다.
오한을 막기 위해 윈드스토퍼를 꺼내 입는다.
구룡연(5분)과 상팔담(30분)으로 갈라지는 다리에 도달한다.
다리를 건너지 않고 구룡연을 먼저 택한다.
여기까지는 설악산보다 그렇게 빼어나다고까지 할 것은 없어 보인다.
그러나 구룡폭포와 상팔담을 보고서는 생각이 바뀐다.
역시 금강이구나..
이정표가 있는 곳으로 다시 내려와 다리를 건너 상팔담을 향한다.
몸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아, 그냥 내려갈까도 생각해 보았지만,
자주 와 볼 수 없을 것 같아 용기를 낸다.
그런데, 꼬박 30분 동안 수직에 가까운 철계단을 셀 수 없이 오른다.
안개가 끼어 볼 수 없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만 둘까 하는 유혹도 들었지만,
그럼 갤 때까지 기다리지뭐.. 하며 오른다.
구경하고 내려오던 일단의 여학생들이 힘들게 올라가는 나를 보고,
"조금만 올라가시면 되요. 너무 좋아요. 너무 멋있어요."한다.
그러면서 자기네끼리 "우리도 올라 갈때 그런 소리 귀 들어 오지더 않았는데.."하며 깔깔 웃는다.
여학생들의 말 그 이상이다.
25년전 설악산 12선녀 계곡의 아름다움에 반해 산행을 마다하지 않게 되었었는데..
상팔담의 감동은 거의 기절할 지경이다. 포기하지 않고 예까지 올라 오길 정말 잘했다.
그러나 그도 잠시 안개가 가리운다. 걷히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한는데...
오전 관굉객 중에는 내가 제일 마지막에 올라와 안내원들이 내려가기를 기다리고 있어서..
상팔담 전망대 직전 철 사다리 있는 곳에 김정일의 표시석이 있다.
공감한다.
돌아오는 길에 신계사에 들른다.
아침에 도착하여 예매해 두었던 옥류관 냉면으로 늦은 점심을 한다.
맛 있다. 면도 맛있지만 육수가 더 맛있는 것 같다.
면은 대전의 한마음 면옥의 것이 더 구수한 같다.
천근만근의 몸을 이끌고 좀 누워 쉴 수 있까하여 온천에 갔으나 누울 곳이 없다.
탈의실 평상에 누워 잠시 눈을 붙인다.
몸살 오래간다. 열은 다 내렸지만 아직 목구멍이 아프다. 에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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